올해 발생한 산불 대부분이 사람의 부주의에서 비롯된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가 국가 재난사태를 선포하고 소방동원령까지 발령하며 총력 대응에 나섰지만, 여전히 부주의로 인한 산불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강풍보다 더 위험한 안전불감증’이라는 지적과 함께 처벌 규정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산불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올해 들어 25일까지 발생한 산불은 총 234건에 달한다. 특히 지난 21일 경남 산청에서 발생한 산불 이후 사흘 동안 전국에서만 45건의 산불이 발생했다. 산림청 관계자는 "하루 평균 15건꼴로 산불이 발생하고 있다"며 "건조주의보와 재난문자가 수차례 발송되고 있음에도, 산불 위험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인식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실제로 올해 발생한 산불 원인을 분석한 결과, 조사가 마무리된 156건 중 원인을 특정할 수 없는 45건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사람의 실수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세부적으로 보면, 등산객이 담배를 피우거나 향·촛불을 사용하다가 불을 낸 사례가 22건, 논밭에서 농업 부산물이나 쓰레기를 태우다 번진 산불이 42건이었다. 또 주택·공장·농막 등에서 발생한 화재가 산으로 번진 경우도 19건에 달했다.
문제는 산불이 사회·경제적으로 큰 피해를 초래하는 데 반해 처벌이 가볍다는 점이다. 현행 산림보호법에 따르면, 실수로 산불을 낸 경우에도 최대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그친다. 이에 대해 고기연 한국산불학회장은 "실수든 고의든 산불을 낸 경우 강력한 처벌을 받는다는 인식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며 "처벌 수위를 높이는 것과 함께 진화 비용에 대한 적극적인 배상 책임을 묻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기동 산불 대응 중대본부장(행정안전부 장관 직무대행)도 "올해 발생한 산불 대부분이 등산객의 부주의나 쓰레기·농업 부산물 소각 등으로 인해 발생했다"며 "강풍과 건조한 날씨로 인해 작은 불씨도 순식간에 대형 산불로 번질 수 있는 만큼 국민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