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뉴스채널=김현성기자]어제(19일) 새벽, 경기도 시흥에 위치한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작업 중이던 노동자가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했다. 반복되는 사망사고, 익숙한 공장 이름, 변하지 않은 장면. SPC 계열사의 이름이 다시 한번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다.
SPC 그룹은 2022년 SPL 평택 공장에서 발생한 참혹한 사고 이후 안전경영을 약속한 바 있다. 당시 20대 여성 노동자가 기계에 끼여 숨진 그 사건은 국민적 공분을 일으켰고, '노동자의 피 묻은 빵은 먹지 않겠다'는 불매운동으로 이어졌다. 결국 허영인 회장이 대국민 사과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약속은 말뿐이었던 걸까? 그 뒤로도 비슷한 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같은 해 10월, 성남의 샤니 공장에서는 한 노동자가 손가락을 잃었고, 2023년 8월에는 또 다른 노동자가 빵 반죽 기계에 끼여 숨졌다. 크고 작은 사고들이 그동안 끊이지 않았고, 이 중 일부는 외주업체 노동자에게도 영향을 주었다.
2022년 평택 사고와 관련해서는 SPL 전 대표가 법정에 섰지만, 결과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기업 책임자에 대한 처벌은 미약했고, 그룹 전체 차원의 책임은 여전히 모호한 상태이다.
이번 시화공장 사망 사고에 대해 SPC삼립 측은 “관계 당국의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짧은 입장을 내놓았다. 기자가 작업 매뉴얼 상 기계 작동 중 윤활유 주입이 문제가 없는지에 대해 물었지만, 돌아온 답은 "경찰 조사 중이라 확인할 수 없다"는 말뿐이었다.
문제는 단순한 인재(人災)로 치부하기 어려울 정도로 이 같은 사고가 계속된다는 점이다. SPC 그룹의 최고 책임자인 허영인 회장은 과거 파리바게뜨 노동자들에게 노조 탈퇴를 강요한 혐의로 기소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난 바 있다. 하지만 반복되는 노동자 사망 사고와 관련해 그에게 법적 책임이 직접적으로 물어진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안전경영'이라는 단어가 슬로건을 넘어서지 못하는 한, 같은 비극은 또다시 반복될지도 모른다.